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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최근 작성글만 오픈해둡니다.

그러니까 난

 잘못한 게 한 가지도 없는데, 왜 여러가지 것들을 마치 숨기고 있어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부정을 저지른 적도, 범죄를 저지른 적도 없는데. 나를 안 떳떳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나를 죽이는 행위다. 


 중요한 게 무엇인데? 내가 처한 상황? 아니, 그건 내 현실. 내가 겪고있는 고통? 아니, 그건 내 몫. 상황과 고통이 끔찍할지언정 그건 행여 정신력으로 나아갈 수 있어. 같이 현실 겪어 달라고 하지 않고, 같이 고통 나눠 갖자고 하지 않아. 원천적으로도 그럴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다만 나는 내가 마치 떳떳하지 못한 척 존재하게 되는 것에 죽어간다. 입 닫고 있는 거 말이야. 

 

 우울하지 않고 화가 난다. 내가 좋아 스스로 카메라 셔터 눌러가며 일상을 말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다른 내면에선 계속 화가 난다. 껍데기는 결단코 나를 살리지 못한다. 그럼에도 일단 쓰는 거야. 오늘 살기 싫어도 끼니는 정크로라도 차려 먹는 것과 같은 성격의 행위로서. 생명없는 문장들. 단지 연명을 위한 저급 연료가 될 뿐인 기록들. 그래서 피해왔던거야 이 페이지들을.

 

 나는 너무나 애써왔고. 나는 진정으로 존중받고 싶다. 그게 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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